상담 전화에서 자주 나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수영이 키에 좋다고 해서요."
저는 22년간 아이들만 지도해 왔고, 2014년에 이곳을 열었습니다. 그 세월 동안 같은 질문을 정말 여러 번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기대만큼 시원한 답을 드리지 못했습니다. 오늘은 그 답을 제대로 정리해 드리려 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 수영은 키를 늘리는 운동이 아니라, 키가 자랄 조건을 지켜주는 운동에 가깝습니다.
🏊 "수영선수들은 다 크잖아요"
가장 흔한 근거는 눈으로 본 것입니다. 국가대표 수영선수들은 대부분 큽니다. 그러니 수영을 하면 큰다는 결론이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그런데 이 추론에는 순서가 뒤집혀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농구를 생각해 보시면 쉽습니다. 농구선수들은 다 큽니다. 하지만 농구를 시켜서 큰 것이 아니라, 키가 큰 아이들이 농구에 남은 것입니다. 수영에도 같은 일이 일어납니다.
Baxter-Jones와 동료들(1995)은 영국의 청소년 선수들을 여러 해에 걸쳐 추적하며 체조·수영·축구·테니스 네 종목의 성장과 발달을 비교했습니다. 결과는 종목마다 뚜렷하게 갈렸습니다. 체조선수의 곡선은 성숙이 늦은 아이들의 특징을, 수영선수의 곡선은 성숙이 이른 아이들의 특징을 보였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대목은 연구진의 해석입니다. 이들은 훈련이 이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종목이 몸을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니라, 그런 몸을 가진 아이들이 그 종목에 모여 있었다는 뜻입니다.
출처: Baxter-Jones AD, Helms P, Maffulli N, Baines-Preece JC, Preece M, "Growth and development of male gymnasts, swimmers, soccer and tennis players: a longitudinal study", Annals of Human Biology 22(5):381-394 (1995)
즉 수영장에 큰 아이가 많은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그 사실이 "수영을 하면 커진다"는 문장을 증명해 주지는 않습니다.
🌙 "물속 운동이 깊은 잠을 만든다"는 설명은요?
두 번째로 자주 듣는 설명은 이렇습니다. 수영을 하면 몸이 노곤해져 깊이 자고, 깊은 잠에서 성장호르몬이 나오니 결국 키에 좋다는 것입니다. 그럴듯하게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이 사슬의 첫 고리부터가 생각만큼 단단하지 않습니다.
Antczak과 동료들(2020)은 여덟 개 데이터베이스를 뒤져 3~13세 건강한 아동을 다룬 연구 47편을 모아 분석했습니다. 신체활동이 아이의 잠을 좋게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결과는 예상과 달랐습니다. 이들은 신체활동과 수면 사이에 일관된 관련성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정리했습니다.
어른에게는 운동이 잠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가 비교적 쌓여 있습니다. 그런데 건강한 아이들에게서는 그 관계가 그만큼 분명하게 확인되지 않는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연구 상황입니다.
출처: Antczak D, Lonsdale C, Lee J, Hilland T, Duncan MJ, del Pozo Cruz B, Hulteen RM, Parker PD, Sanders T, "Physical activity and sleep are inconsistently related in healthy children: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Sleep Medicine Reviews 51:101278 (2020)
그래서 저희는 "수영을 하면 키가 큽니다"라고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지금 있는 근거로는 그렇게 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말하는 편이 등록에는 유리할 것입니다. 다만 저희는 나중에 지키지 못할 약속을 먼저 드리지 않으려 합니다.
📏 그럼 수영은 키와 아무 상관이 없을까요
여기서 이야기가 끝나면 절반만 말씀드린 것이 됩니다.
아이의 키에서 가장 큰 몫은 물려받은 것이 차지합니다. 부모가 바꿔줄 수 없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자리에 잘 먹고, 잘 자고, 꾸준히 몸을 쓰는 일이 들어갑니다. 이 세 칸은 바꿀 수 있습니다.
수영이 놓이는 자리가 바로 세 번째 칸입니다. 표현을 정확히 하자면 이렇습니다.
📊 수영이 실제로 하는 일
키를 늘려주는 운동이라기보다, 아이가 가진 몫을 깎이지 않게 지켜주는 쪽입니다. 매주 몸을 쓰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의 차이는 키 숫자가 아니라 그 아이의 하루에서 먼저 나타납니다.
💡 키를 목표로 삼으시면 확인할 방법이 없어 답답해지십니다. 대신 "이번 달에 몇 번 빠짐없이 다녔나"를 보시면, 그것은 눈에 보이고 아이도 스스로 셀 수 있습니다.
🏊 부산 금정구 부곡동·장전동·구서동에서, 저희가 보는 것
저희는 학교 위탁 지도를 맡아 해마다 1,800여 명, 10년간 누적 18,000명의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강사 한 명이 최대 다섯 명까지만 맡는 1:5로 운영하는 이유도, 그 많은 아이들을 한 명씩 보기 위해서입니다.
스타키즈는 금정구 부곡로에 있습니다. 걸어서 오는 부곡동 아이들이 있고, 장전동과 구서동에서 다니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초등학생 수영은 얼마나 오래 다닐 수 있느냐가 결국 실력을 가르기 때문에, 학원을 고르실 때 오가는 길이 편한지를 함께 보시길 권합니다. 키든 무엇이든, 다니지 못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장전동·구서동·부곡동에서 오시는 학부모님들께도 같은 말씀을 드립니다. 처음에는 키 때문에 오셨더라도, 아이를 계속 다니게 만드는 힘은 결국 다른 데서 나옵니다. 물이 무서워 발끝만 담그던 아이가 얼굴을 넣던 날, 25m를 처음 끝까지 간 날 — 그날 아이의 표정이 다음 달을 만듭니다. 아이마다 속도가 다른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키는 제가 약속드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약속드릴 수 있는 건, 아이가 매주 물에 들어와서 자기 몸을 쓰고 간다는 것입니다."
"수영하면 키 크나요?"라는 질문에 저희가 드리는 답은 이렇습니다. 키를 늘려드린다고는 말씀드릴 수 없습니다.
다만 아이가 매주 정해진 시간에 물에 들어와, 관절에 무리 없이 온몸을 쓰고 나가는 일 — 그 시간이 쌓이는 것은 분명합니다. 키는 그 시간의 목적이 아니라, 잘 지내온 아이에게 따라오는 여러 결과 중 하나일 뿐입니다.
아이를 데려오실 때, 무엇을 기대하고 오시는지 편하게 말씀해 주세요. 저희가 드릴 수 있는 것과 드릴 수 없는 것을 정확히 말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