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전화를 받다 보면 등록 직전, 마지막으로 꼭 여쭤보시는 질문이 있습니다. "저희 애가 남자(여자)앤데, 반에 그 또래 남자애(여자애)가 거의 없으면 어떡하죠?" 진도나 시설보다 늦게 나오지만, 사실은 가장 마음에 걸리셨던 질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가 반에서 혼자 겉돌까 봐, 위축될까 봐 걱정하시는 마음이지요. 22년간 상담을 하며 이 질문을 참 많이 들었고, 그때마다 드리는 답은 한결같습니다. "소수라는 자리, 나쁘게만 보실 필요 없습니다."

😟 이전 학원에서 힘들었던 기억, 그래서 먼저 여쭤보십니다

이런 질문을 하시는 부모님들께는 대개 공통된 사연이 있습니다. 이전에 다니던 학원에서 아이가 반 내내 혼자였던 경험입니다. 같은 반 아이들이 전부 다른 성별이라 자연스럽게 끼리끼리 어울리고, 우리 아이만 쉬는 시간에 겉돌았다는 이야기를 부모님이 아이 입을 통해, 혹은 강사의 전언으로 나중에야 알게 되신 경우가 많습니다. 그 기억이 남아 있으니 재등록을 고민할 때 성비부터 여쭤보시는 겁니다.

저는 이럴 때 먼저 지금 반의 실제 구성을 있는 그대로 말씀드립니다. 어린이 수영은 신청이 들어오는 흐름에 따라 학기마다, 요일마다 성비가 들쭉날쭉합니다. 완벽하게 반반으로 맞추는 건 애초에 불가능합니다. 그 대신 제가 신경 쓰는 건 숫자가 아니라 아이가 그 안에서 어떻게 지내는가입니다. 전학 간 첫날, 아는 얼굴 하나 없는 반에 들어서는 기분을 떠올려 보시면 이해가 빠릅니다. 낯섦 자체는 어른도 아이도 똑같이 힘듭니다. 다만 그 반을 이끄는 사람이 누구를 신경 써 살피느냐에 따라, 낯섦이 며칠 만에 풀리기도 하고 오래가기도 합니다.

RESEARCH 01 · 아동발달심리학

2, 4학년 아동을 1년간 추적한 미국의 종단연구(Halim 외,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2021)는, 아이가 다른 성별 친구를 더 많이 사귈수록 그 성별에 대한 태도가 더 긍정적으로 바뀌고, 함께 있을 때 느끼는 감정도 더 좋아진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반에 자기와 다른 성별 친구가 많다는 건, 불리한 조건이 아니라 오히려 또래 관계의 폭을 넓힐 기회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 숫자보다 중요한 건, 그 반을 이끄는 사람의 태도

그렇다고 성비가 아이 기분에 아예 영향을 안 준다는 뜻은 아닙니다. 소수인 자리는 분명 처음엔 낯설고 조심스럽습니다. 다만 그 낯섦이 소외로 굳어지느냐, 아니면 금방 풀리느냐를 가르는 건 또래 숫자가 아니라 지도자가 그 자리를 어떻게 다루는가라는 게 제가 22년간 반을 맡으며 확인한 사실입니다. 저희는 성비가 어느 한쪽으로 쏠린 학기일수록, 그 아이가 자연스럽게 무리에 섞이도록 짝 활동이나 팀 구성을 더 세심히 신경 씁니다.

RESEARCH 02 · 스포츠심리학

다양한 배경의 아동이 섞인 유소년 축구팀 245명을 조사한 네덜란드 연구(Van Yperen 외, Psychology of Sport and Exercise, 2020)는, 팀 안에서 사회적으로 소수 지위인 선수일수록 지도자가 만드는 분위기에 소속감이 더 크게 좌우된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이 연구가 다룬 소수 지위는 인종·문화적 배경이었지만, "소수라는 자리에서는 지도자의 태도가 소속감을 결정한다"는 원리는 성비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지도자가 결과·경쟁보다 각자의 노력과 성장을 인정하는 분위기를 만들 때, 소수 지위 아이들이 느끼는 소속감이 뚜렷이 높아졌습니다.

💡 성비는 저희가 마음대로 맞출 수 있는 숫자가 아닙니다. 대신 그 반에서 아이가 소외되지 않도록 살피는 건, 저희가 매 학기 책임지고 신경 쓰는 몫입니다.

🧭 부산 금정구에서, 이 질문을 받으면 저희가 하는 것

부곡동·장전동 일대에서 저희를 찾아주시는 부모님 중에도 이 질문을 하시는 분이 적지 않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지금 이 시간대 반은 이런 구성입니다"라고 사실대로 말씀드리고, 성비가 한쪽으로 쏠린 반이라면 어떻게 짝을 지어주고 어떻게 살피는지까지 구체적으로 설명드립니다. 숫자를 감추고 "괜찮습니다"로 넘기지 않는 이유는, 부모님이 걱정을 안고 등록하시는 것보다 사실을 알고 안심하고 등록하시는 게 훨씬 오래가기 때문입니다.

"성비를 걱정하시는 부모님께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하나입니다. 반 친구 숫자가 아니라, 그 반에서 우리 아이를 누가 얼마나 신경 써서 보고 있는지를 봐 주세요."

— 스타키즈 수영장 원장 김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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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친구의 성비는, 저희가 숫자로 딱 맞춰드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대신 그 안에서 아이가 소외되지 않도록 살피는 일은 저희 몫으로 책임지고 있습니다.

궁금하신 반의 실제 구성이 있으시면, 상담 때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